우리가 까페를 연지도 8년차에 접어드네요.
Jenny's Café(Jenny's Bread, Jenny's Café통합명칭)는 이탈리안메뉴를 선보이는 식당입니다.
2002년 6월 어느날 여행, 음악, 영화, 문학, 미술을 사랑하는 친구들 셋이 모여
이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고, 맛있는 음식도 있으면 좋겠다고,
홍대 근처에 Jenny's Cafeteria라는 이름으로 자그마한 까페를 열었습니다.
Jenny's Cafeteria의 Jenny는 우리들 중 한명의 영어이름이었습니다.
오픈을 준비하며 까페의 이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어요.
Jenny는 1970년대에 미국에서 태어난 여자아이들에게 가장 흔한 이름 중 하나죠.
그냥 우리 곁에 꼭 한 명씩은 있을 것 같은 미경이, 지영이 같은 이름..
그런 친구네 까페 같은 느낌이면 족하다고 생각했고 어쨌든 이름은 있어야 하니까
그냥 떠오르는 대로 붙인 이름였습니다.
까페를 열자고 의기투합하고 첫번째 한 일은 함께 파리로 떠난 일이었어요.
우리 세 명, 수중의 돈은 가게 얻을 돈도 못 되었는데 그래도 여행을 해야 했어요.
혹시나 걱정하는 주위사람들에게는 영감을 얻고 오겠노라고 하고 떠났지만
그저 미술관만 돌아다녔어요. 물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 하듯 까페도 수없이 갔죠.
딱히 우리가 하고 싶은 까페의 모델을 찾은 건 아니었어요. 단지 커피가 필요했던 거죠..
여행이 그렇듯 그냥 두 다리가 너무 피곤해서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까지 돌아다녔어요.
돌아오기 전 날, 정말 꿈처럼 그 까페를 만났죠.
파리에 수없이 많은 까페들이 있지만 그 곳은 특별했어요.
왠지 비밀처럼 간직하고 싶은 곳, St. German에 있던 Cozy……
전에 Jenny가 다니던 회사의 존경하는 사장님이 늘 말씀하시던 곳이었죠.
시간이 흘러 아련히 잊혀지던 중, 우연의 우연으로 그곳에 가게 된 거였어요.
그것으로 우리는 여행의 의미를 찾게 된 거였죠.
Jenny는 전의 회사에서 이탈리안음식과 그 문화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있었고
다른 친구들도 이탈리안 음식을 아주 좋아했죠.
한 친구는 꼭 빵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러나 우리가 세를 얻은 공간은 열평남짓…
빵을 만들 공간이 안 될 것 같았지만 다른 주방가구들을 마치 퍼즐 맞추듯 겨우겨우 끼워넣어
원하는 것이 다 들어가게 된 날 우린 함께 환호성을 질렀죠.
밀가루 풀풀 날리며 이탈리아 식사빵인 치아빠따와 포카치아를 만들고
감자스프를 만들고 좋은 재료를 구해 샌드위치를 만들었어요.
와인도 있고요. 한모금에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에스프레소…
어쩐지 우리와 닮은 동네사람들이 조심조심 방문하기 시작했죠.
눈빛만으로도 서로 좋은 친구가 될 것같은 손님들이 늘어났어요.
그렇게 4년… 그 사이 Jenny는 다시 파리로 가서 방황하기도 했고, 돌아와서는
파스타도 하자고 홍대 지금의 Jenny's Café자리에 파스타집도 열었죠.
Jenny's Cafeteria에서 Jenny's Café로 좀더 간단하게 이름을 바꾼 것도 그때였어요.
원래 있던 샌드위치집은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갑작스럽게 문을 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근처에 Jenny's Bread라는 이름으로 다시 열었죠.
전보다 더 나아진 솜씨로 빵도 만들고 샌드위치랑 스프도 여전하고요.
Jenny's Café에서는 파스타와 피자를 합니다. 우리 색깔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Jenny's Café의 컨셉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친구네 집'이라고 하고 싶네요.
친구네 거실엔 친구의 어릴 적 사진들과 여행사진들이 걸려있고
확 오픈된 주방에선 음식으로 솜씨부리기 좋아하는 친구가 열심히 음식을 만듭니다.
놀러온 친구에게 주고 싶어서요.
이탈리아 음식이 그 친구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있어 하는 메뉴입니다.
언제라도 놀러오세요. 신나게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2009년 7월 3일